5. 자녀 양육
1) 자녀 출생
자녀의 출생은 부부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부부만이 친밀한 관계로부터 전적으로 의존적인 인물을 포함하는 가족관계로의 전환은 결혼생활을 변화시킨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개인의 인생에서 갑작스러운 변화로서 결혼생활의 낭만이 줄어들고, 부부가 보다 동반자적 관계로 되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의 출생은 부모가 되는 기쁨과 함께 결혼생활의 만족감과 행복감을 저해할 수 있다. 자녀 출생 후 몇 개월 동안 부모들은 수면 부족 때문에 고통을 겪는 동시에 새로운 의무감과 가사의 분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신생아를 돌보는 일에 대한 자신감의 부족과 양육방식의 차이는 잠재적 갈등의 원인이 된다. 신생아는 부부간의 질투심을 자극하기도 하며, 맞벌이 부부의 결혼생활에 더 많은 긴장과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자녀의 출생으로 부부간의 애정 표현과 대화가 줄어들고 여가 활동을 함께 하는 일도 줄어든다. 자녀출생과 함께 부부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자녀는 결혼 관계를 안정시키며 가족생활의 만족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원천이 된다. 자녀출생의 어려운 시기를 서로 협력하며 참고 견딘 부부는 영아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부모·자녀 간의 깊은 애정을 형성하며, 그 이후의 가족생활에서 배우자와의 강력한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2) 자녀 양육
장년기의 중요한 발달과업 중의 하나는 배우자를 선택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다. 자녀 양육은 정서적, 인지적 학습이 요구되는 어려운 과정이다. 자녀 양육과 부모의 역할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젊은 부부들은 자녀 양육에 대해 긴장하고 실망한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하는데 몰두하면서 그들의 특성과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게 된다.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부모의 양육방식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영아기에는 계속 부모의 보호와 관심이 필요하며, 유아기에는 자율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므로 부모의 훈육과 인내가 요구된다. 아동기에는 또래 집단과의 관계 형성 및 기술 획득과 재능 발휘를 위해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며, 자기 능력을 확장시키고 가정 밖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탐색을 위하여 새로운 경험이 요구된다. 특히 성격 발달과 지적 발달이 유아기와 아동기에 각각 거의 이루어지기 때문에 부모의 자녀 양육은 자녀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녀 양육은 부모가 자녀의 성장 발달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갖추어 무기력한 자녀가 독립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자녀가 속한 사회의 생활양식, 행동규범, 가치체계를 배우도록 돕는 것이며, 사회에 적응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안진, 김혜선, 1996:303) 따라서 장년기의 부모는 자녀의 요구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면서 자녀 양육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6. 장년기의 발달장애
1) 이혼
이혼(divorce)은 부부와 자녀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이혼은 부부 모두에게 스트레스, 우울증, 죄의식, 외로움, 실패감, 낮은 자존심, 자아의 상실, 자기 비난 등을 가져오게 하며, 자녀에게 비행, 범죄, 정신장애의 간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경희, 2001:281) 또한 이혼은 자녀 양육 문제, 경제적 곤란, 역할상실, 사회적 고립, 부모·자녀 간의 갈등, 대인관계의 문제, 이혼한 전 배우자와의 관계, 일상생활의 가사 문제 등의 어려움을 겪게 한다.
결혼생활이 아무리 불행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끝낸다는 것은 언제나 고통스러우며, 특히 자녀가 개입되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많은 사람이 이혼을 부부관계에서의 실패로 보지 않고 인생 전반에서의 실패로 보기 때문에, 이혼 후에 많은 사람은 흔히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이혼이 아무리 자의적인 것이었다 하여도 고통스러운 적응 기간이 있기 마련이다. (정옥분, 2000:216-217) 이러한 이혼의 원인으로는 대개 성격 차이, 배우자의 부정, 가족부양 소홀, 알코올중독, 도박, 배우자 학대 등이 있다.
최근 이혼율이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불행한 결혼생활이더라도 그것을 지속하는 것이 자녀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여 이혼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그것이 자신은 물론 자녀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와 더불어 남성과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동등해지고 있으며,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또한 배우자가 자기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자신의 잠재 능력을 향상시켜 주며, 사랑하는 동료이자 원만한 성적 상대자이기를 바라지만, 이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이혼을 고려하게 된다. 결혼생활에서의 이와 같은 변화들이 이혼율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혼한 부부는 결혼생활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광범위한 문제들로 고통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혼에 적응하기 위해서 심리적으로는 상담과 다양한 사회활동을, 사회적으로는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과 재혼을,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직업훈련과 취업 등이 필요하다.
2) 배우자 학대
배우자 학대(Spouse abuse)는 남편 또는 아내가 다른 한 편의 배우자에게 신체적, 정서적, 성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주로 남편에 의한 아내의 학대를 말하는 것이지만, 아내에 의한 남편의 학대도 포함하고 있다.
배우자 학대는 신체를 주먹, 발, 물건 등으로 구타하거나, 흉기로 위협하거나, 폭언, 협박, 멸시, 차별 등을 행하거나, 또는 모욕적인 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밖에도 이것은 대인관계나 출입을 통제하거나,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또는 자녀를 이용하여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조홍식 외, 2000:241)
배우자 학대의 원인은 개인적 요인, 가정적 요인, 사회적 요인 및 문화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개인적 요인으로는 알코올 중독이나 습관성 음주, 약물남용, 정신장애, 스트레스, 학대받은 경험, 배우자 학대에 대한 관찰학습 경험 등이 있다. 가정적 요인으로는 부부 갈등, 가부장적 가족구조 등이 있으며 사회적 요인으로는 경제적 무능력, 실직 등이 있다. 문화적 요인으로는 배우자 학대를 부부간의 일로 간주하고 단순한 부부싸움으로 여기는 전통적 태도가 있다.
배우자 학대가 우리 사회에서는 부부싸움으로 여겨지거나, 가정 내에서 부부간에 있을 수 있는 일로 생각하는 태도 때문에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사랑과 친밀감을 나누는 가정이 학대가 일어나는 장소가 됨으로써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배우자 학대는 학대당하는 배우자에게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정신적으로 심한 손상을 입힐 수 있으며, 자녀에게 폭력을 학습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선화 외, 1999:271) 또한 배우자 학대는 부부간의 별거나 이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녀들에게 불안감, 공격성, 비행, 학업 부진 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배우자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학대를 묵인하는 태도, 관습, 가치 등을 제거하고, 빈곤, 실업 등과 같은 학대를 유발할 수 있는 사회적 요인을 감소시켜야 한다. 그와 더불어 가정에서 학대와 관련된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도록 하며, 배우자 학대의 가능성이 있는 가정에서 가족치료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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