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행동과 사회환경 13

4. 정서 발달



1) 정서 발달의 특징



유아기가 되면 정서의 분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대체로 5세경에는 성인의 정서와 거의 동일하게 발달한다. 유아기의 정서의 특징으로는 우선 지속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유아는 성인과 달리 그 정서를 외적 동작에 남김없이 표출하기 때문에 지속시간이 짧게 된다. 그러나 성장함에 따라 정서의 외적 동작에 대한 표출에 사회적 제약이 가해지기 때문에 지속시간이 길어져 정서 경험을 오래 기억할 수 있으며 자제력도 생기게 된다.

 유아의 정서는 아주 강하고 폭발적이라는 것이다. 유아의 정서적 반응에는 일반적으로 강도의 차이가 거의 없으며, 사소한 자극에도 대단히 격렬한 정서 표현을 하여 성인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있다. 즉, 좋은 일이 있으면 무척 즐거워하다가도 조금만 화가 나면 몸부림과 발버둥을 치면서 울기도 한다. 이러한 폭발적인 정서 표현은 4세 이후부터 다소 감소한다. (김경희, 2001:154)

 유아의 정서는 변하기 쉽다는 것이다. 유아들은 잘 놀다가 금방 싸움하다가도 다시 금방 사이좋게 놀기도 하는 것처럼 어른들이 이해하기 곤란할 만큼 정서가 돌발적이며 극단적으로 변해간다. 유아의 정서가 이처럼 쉽게 변하는 것은 정서를 보유하지 못하고 즉각적으로 표출하게 되며, 이지적 발달과 경험이 부족하여 장면에 대한 이해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제한, 2001:247)

 유아의 정서는 자주 나타난다는 것이다. 유아는 희로애락과 같은 여러 가지 감정의 표출이 매우 빠르고 짧지만 자주 나타난다는 것이다. 유아의 정서가 전형적인 성인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자주 나타나는데 이것은 유아가 성장함에 따라 여러 장면에 대한 적응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과 관련성이 있다.



2) 정서 발달의 유형



유아기에 나타나는 정서로는 공포, 분노, 질투, 애정, 호기심, 기쁨 등이 있다. 공포는 유아가 마음에 생각지도 않은 것이 강렬하게 나타날 때 여기에 대항하지 못하여 심리적 균형을 잃은 상태를 말한다. 유아는 지능의 발달과 더불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위험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공포의 빈도가 더욱 높아진다. 2~4세의 유아는 자기가 놓여 있는 장면의 상태에 대해 공포심을 많이 나타낸다. 5세 이전까지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자극에 의해서만 공포를 느끼지만, 6세가 되면 그 대상은 상징적인 것으로 변한다. 

 분노는 유아기에 가장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정서이다. 유아의 분노는 자기가 하려고 하는 일이 저지되거나,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거나, 타인과 불리하게 비교되거나, 무엇을 강요당하거나, 자기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것 등에 의해서 발생한다. 유아의 분노는 주로 떼쓰기로 표현되며, 3~4세 사이에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4세경에는 공격적행동으로 분노를 표시하며, 5세 이후에는 공격적 언어로 분노를 표시하게 된다. (유안진, 김혜선, 1996:188) 유아의 분노는 성격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되도록 분노가 발생하지 않도록 화목한 가정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바람직한 행동의 학습을 강화해야 한다.

 질투는 애정을 구하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데서 일어나는 분노와 실망이 혼합된 정서라 할 수 있다. 질투는 대체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유아에게 많으며, 지능이 높은 유아일수록 많고, 남아와 비교하면 여아가 많다. 질투는 3~4세 경에 가장 심하게 나타나며, 동생이 생기게 되는 경우에 현저하게 나타나고, 퇴행적 행동을 통하여 부모의 애정을 획득하려고 한다. 5~6세까지 심한 질투를 보이다가 그 이후에는 흥미의 범위가 넓어지고 사회성이 발달하면서 질투의 표현이 억제된다.

 애정은 가정에서 부모와 유아와의 상호 접촉을 통하여 싹트게 하고 대인관계가 확대됨에 따라 애정 관계도 점점 확대되어 간다. 유아는 사람에게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무생물에도 애정을 표현한다. 애정은 상호적이므로 유아기에는 특히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사랑하며, 애정을 많이 받은 유아가 그렇지 못한 유아보다 정서적, 신체적 발육이 빠르다. 그러나 지나친 보호와 사랑은 유아의 사회성 발달을 지연시키고, 독립성과 자율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유아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갖게 되며, 이전에 본 것과 다른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호기심을 갖는다. 또한 자기 신체, 다른 유아의 신체, 성인의 신체 등에 대해서도 강렬한 호기심을 갖는다. 유아의 호기심은 언어발달과 더불어 언어적 표현을 통하여 만족시키게 된다. 유아의 질문은 2~3세 사이에 시작하여 6세 때에 절정을 이루게 된다. 한편 유아가 그의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같은 연령과 지능을 갖은 다른 유아에 비하여 정보와 지식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김경희 2001:157-158)

 유아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다른 유아에 비해 어떤 일을 더 잘 해내거나, 익살맞은 몸짓을 볼 때 기쁨을 느끼게 된다. 영아기의 웃음은 생리적이지만 유아기에는 사회적인 인간관계로 변화된다. 2세경까지는 기쁨이 웃음이나 동작으로 표현되다가 3세경부터는 언어 발달과 함께 언어로 표현된다. 유아의 기쁨에 대한 반응은 미소, 웃음, 손뼉치기, 깡충깡충 뛰기, 껴안기 등으로 나타난다.



5. 사회성 발달



1) 자아의 발달



2세 이후의 유아는 어머니와의 격리에서 심한 불안을 보이지 않으며, 자기의 몸을 하나의 독립체로 인식할 수 있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3세경에는 자기 몸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하여 차이점도 알게 되며, 4~5세에는 성적 관심을 나타낸다. 유아가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알게 되면서 신체적 자기 인식을 갖게 된다. (유안진, 김혜선, 1996:190)

 유아는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면서 자율성을 발달시켜 나간다. 즉, 혼자서 독립적으로 음식을 먹거나, 신발을 신거나, 옷을 입고 벗거나 하는 자조 기능을 통하여 자율성을 발달시킨다. 유아의 자율적인 행동에 대해 부모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칭찬받으면 문제가 없지만 꾸중이나 금지당하는 경우에 수치와 의심을 갖게 되어 자율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아는 자기의 몸을 능숙하게 조절하고 주변의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게 되면서 성취감을 발달시키게 된다. 유아가 스스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부모와 주위 사람들이 칭찬하고 격려해 주면 성취동기가 높아지게 되며, 성취감이 높은 유아는 더욱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 (김경희, 2001:162)

 자존심(self-esteem)은 개인이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서, 유아의 자존심은 자기 스스로 무엇을 해낼 수 있다는 자율성과 성취감에 기초하여 형성된다. (Papalia, Olds & Feldman, 1998:225) 자존심의 발달은 부모의 양육 태도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위험이 따르지 않는 한도 내에서 유아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유성과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아는 자율성, 성취감 및 자존심을 기초로 하여 자기 스스로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이미지인 자아개념을 발달시켜 나간다. 유아기에는 자신을 유능하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생각하는 긍정적 자아개념과 자신은 늘 미움을 받으며 무엇이나 잘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부정적 자아개념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유아가 건전한 자아개념을 발달시켜 나가도록 칭찬과 격려를 하면서 자율성을 가진 인격체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

 유아기는 도덕적 행동에 대한 초보적인 개념이 형성되는 시기로서 부모의 태도, 가치 등을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면서 양심을 발달시켜 나간다. 양심은 2~3경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부모의 금지, 권유 등과 다른 형제나 또래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학습된다. 한편 유아기는 콜버그의 도덕 발달 단계에서 전인습적 수준의 시기인 동시에 성인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시기이므로 도덕적 규칙과 사회적 규칙을 구별할 수 있고 도덕적 규칙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