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태내 발달의 영향요인
태내 발달은 어머니의 체내에서 이루어지지만 다른 어느 시기 못지않게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즉, 태내 발달에서 어머니를 통하여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면 태아의 각 기관과 조직이 손상을 입게 될 것이다. 태내 발달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어머니의 특성과 관련된 요인과 외부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모체의 요인
태내 발달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모체의 특성과 관련된 요인으로는 어머니의 영양상태, 정서 상태, 질병, 연령, 분만 횟수, 모자의 혈액 불일치 등이 있다. 모체의 영양은 태아의 정상적인 발달에 절대적인 요소이지만 빈곤, 전쟁, 기근, 다이어트 등으로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면 유산, 사산, 조산, 높은 영아사망률, 정신발달의 지체, 성장 지체 등이 초래될 수 있다. (Kail & Cavanaugh, 1996:78) 그러므로 모체는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며, 특히 단백질, 칼슘, 비타민 및 철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체의 정서 상태는 모체에서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게 하여 태아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머니의 피로, 불안감, 공포, 슬픔 등은 태아의 활동을 촉진해 태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남편이나 자녀의 사망, 이혼, 실직, 경제적 문제 등과 같은 큰 충격은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며, 자연유산, 조산 및 난산을 유발할 수 있다. (조복희, 유가효, 1997:109)
모체의 질병은 태내 발달에 지장을 초래한다. 매독이나 임질은 태아가 유산되거나 기형아나 정신지체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다. 어머니가 임신 3개월 이내에 풍진을 앓았던 경우에는 태아가 청각장애, 시각장애, 심장병 또는 지적장애를 갖고 태어날 수 있다. 당뇨병은 태아가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사산되거나 태어나도 곧 사망할 확률이 높다.
모체의 연령은 태내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은 첫 월경을 시작한 후 1년부터 폐경기까지 약 35년간 임신이 가능하지만, 이상적인 자궁 환경은 18세부터 35세까지이다. 초산이 35세 이후일 경우에는 더 긴 진통이 필요하며, 신생아나 산모 중 어느 한 편의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16세 이하의 산모는 신경학적 결함을 갖는 미숙아를 출산할 수 있으며, 35세 이상의 산모는 미숙아의 출산, 자연유산, 임신중독증 및 난산이 되기 쉽다. 40세 이상의 산모는 다운증후군의 태아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모체의 분만 횟수도 태내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첫 아이는 이후에 출산하는 아이들보다 출산 합병증과 기형을 더 많이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즉, 출산한 경험이 있는 산모가 첫 아이를 밴 산모보다 자궁과 태반 사이의 혈액의 흐름이 빨라 태내 환경이 더 좋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신체는 첫 아이를 출산한 이후 임신과 분만을 더 잘 처리할 수 있도록 변화되며, 출산 간격이 너무 짧거나 길면 그 효과가 작다는 것이다. (김태련, 장휘숙, 1996:10)
모자 혈액의 불일치는 RH+의 남성과 RH-의 여성이 RH+의 자녀를 임신하게 될 때 발생한다. 그러나 첫 아이는 RH+일지라도 영향을 받지 않으며, 둘째 애부터 치명적인 위험에 빠진다. 첫 아이를 출산한 직후 분만 중의 출혈로 인하여 RH-의 혈액과 RH+의 혈액이 섞이게 되어 모체의 혈액은 RH+ 인자에 대항하기 위한 항체를 생성한다. 이 항체는 태반을 통해 둘째 아이의 혈액에 들어가 적혈구를 파괴하여 태아가 조산하거나 사산되며, 살더라도 빈혈증, 황달 증세 및 지적장애를 나타낸다. 이러한 문제는 RH- 항체의 발생을 방지하는 혈청(RhoGam)을 어머니에게 주사하면 해결할 수 있으며, 첫 아이의 출산이나 유산 후 72시간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Zastrow & Kirst-Ashman, 1997:59)
2) 외부적 요인
태내 발달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인으로는 약물, 흡연, 음주, 방사선, 환경오염 등이 있다. 약물은 모체가 취할 경우에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되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항생제는 청각 장애, 저체중아 출산, 골격 성장 이상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안정제는 기형아 출산, 청각 장애, 호흡곤란 등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아스피린은 체중미달아 출산, 반사운동 이상 등을 초래한다.
마약은 저체중아 출산, 수면장애, 운동기능장애, 주의력 결핍, 지적 발달의 지체, 심장 기능 장애 등을 일으키게 하며 환각제는 저체중아와 체중미달아를 출산하게 한다. 특히 코카인은 출생 후 유아의 불안정, 수면장애, 공포, 과민성, 성장 지체 등을 유발한다. (Lefrancois, 1996:99) 호르몬제는 체중미달아의 출산, 태아의 남성화 등의 원인이 되며 비타민 A의 과다복용은 심장 기형, 언청이 등의 심각한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흡연은 산모의 혈압과 맥박을 상승시키고 혈액의 산소 요구량을 증가시켜 태아의 심장조직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산소를 부족하게 하여 조산, 체중미달아의 출산, 유산, 사산 또는 신생아의 출생 직후의 사망 원인이 된다. (Masters, Johnson & Kolodny, 1995:111) 또한 산모의 흡연은 태아의 뇌 이상, 작은 두개골, 언청이 과다활동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산모의 음주는 태아알코올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을 유발해 태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 기간의 지나친 음주는 태아의 비정상적인 얼굴, 작은 머리와 신체, 선천적인 심장 장애, 지적 발달의 지체, 중추신경장애, 체중 미달 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Strong & DeVault, 1994:493) 이러한 영향은 학습 무능력, 운동장애, 과다활동, 과민성, 침착성의 결여, 주의 집중력의 결여, 성장 지체 등으로 이어진다.
방사선은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되기 이전에 방사선에 노출되면 수정란은 죽게 되며, 착상한 이후에 방사선에 노출되면 기형아나 정신지체아를 출산하거나, 태아의 성장이 지체되거나, 중추신경계의 기형으로 출생 직후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임신 중에 모체의 복부에 X선을 투사하는 것은 유해할 수 있으며, 난소와 고환을 방사선에 노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황응연, 이기돈, 1992:70)
최근의 각종 환경오염도 태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은, 납, 카본 등과 같은 중금속은 태아의 뇌신경계의 발육장애와 이에 다른 지적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유해한 화학물질은 태아의 신체 발육을 저하하고 조산을 초래할 수 있으며, 출생 후 감각기능의 저하, 지각 변별장애, 단기 기억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송명자, 1996:64)
[출처 : 이근홍,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공동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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